• 최종편집 2024-05-11(토)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긴급체포된 40대 A씨에 대해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피의자의 신상정보 공개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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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A씨가 지난 26일 오후 경기도 광명경찰서에서 유치장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가족 간 범죄이기 때문에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신상 공개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하지만 전문가들은 가해자를 제외한 피해 일가족이 모두 사망한 점을 고려하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A씨의 범행이 잔혹한 데다가 3명이 사망했으며, 자백한 점 등을 고려한다고 해도 '가족 간 범죄'인 점을 고려하면 신상정보 공개에 따른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어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가족이어서 신상을 공개할 경우 (살아있는) 다른 가족들에게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집 안 내에서 일어난 가족 간 살인 범죄여서 재범방지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고, 국민들에게 유사 범죄를 조심해야 한다고 알리는 범죄예방 효과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의 설명과는 달리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확정받은 고유정의 경우 가족 간 범죄인데도 불구하고 신상이 공개됐다.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다. 고유정은 전남편과 사이에 낳은 어린 자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명 세모자 살해 혐의 피의자 신상정보 비공개 결정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가해자 인권 지켜주는 나라", "여론에 따라 일관성없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A씨는 지난 25일 오후 8시 10분∼8시 20분 사이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아파트에서 40대 아내와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아들을 흉기와 둔기로 살해한 혐의로 지난 27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A씨는 지병으로 1년여 전 회사를 그만둔 뒤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배우자와 갈등을 빚어오다가 미리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건 당일 오후 7시 51분께 아파트 밖으로 나갔으며,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주겠다"며 잠시 나오라고 말했다. 이어 전화를 끊은 A씨는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인 아파트 1층 뒤편 계단 쪽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간 뒤 15층 집까지 걸어 올라가 큰아들을 살해했다.


A씨의 전화를 받고 오후 8시 13분께 밖으로 나갔던 A씨의 배우자는 5분여 만에 귀가했다가 큰아들에 이어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작은 아들까지 연이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범행 후 옷을 갈아입고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둔기, 당시 입었던 남방과 청바지 등을 챙겨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외부로 나가 아파트 인근 수풀에 버렸다. A씨는 동네 PC방으로 이동해 2시간 가량 있다가 오후 11시 30분께 집으로 돌아와 "외출 후 돌아오니 가족들이 죽어있었다"며 119에 직접 신고했다. 오후 11시 30분께 집으로 돌아오던 A씨는 아파트 CCTV가 설치돼 있는 통로를 이용했다.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CCTV를 활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현장 감식 결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 주변 수색 과정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와 버려진 옷가지 등을 발견했다.


CCTV를 분석한 경찰은 이 옷들이 A씨가 최초 외출할 때 입었던 남방·청바지와 동일하고, A씨가 마지막으로 귀가할 때 다른 옷을 입고 있던 점을 수상히 여겨 이를 토대로 추궁한 끝에 수사 착수 12시간여 만에 자백을 받아 긴급체포했다.


A씨는 "가정불화로 인해 범행했다"며 "사흘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이 같은 진술과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한 점, 범행 도구를 유기한 점, PC방에 오랜 시간 머물며 알리바이를 만든 점 등에 미뤄 치밀한 계획범죄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와 피해자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 분석 중이다.


A씨의 범행이 한 달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됐다고 주장도 제기됐다. A씨는 한 달 전 범행에 사용된 둔기를 구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세 모자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들의 사인이 경부 자창(흉기에 의한 상처), 두개골 골절 등에 의한 것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냈다. 정확한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주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진술에 따르면 CCTV 위치를 사전에 파악해 놓는 등 준비를 하고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조사를 마무리한 뒤 이르면 이달 말에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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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두 아들 살해한 40대 가장 '신상정보 비공개' 결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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