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전국 정수장 27곳에서 깔따구 유충이 나왔다. 앞서 경남 창원시와 경기 수원시 수돗물서 유충이 나온 이유는 '정수장 관리 부실'로 나타났다. 당시 경남 창원시가 진해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석동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실을 '늦장 공개'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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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 김진부 의장은 지난달 21일 김일수 경제환경위원장, 박동철·박춘덕·이치우·전현숙 도의원과 함께 최근 깔따구류 유충이 발견된 창원 석동정수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했다. 사진=경남도의회 제공/연합뉴스

환경부는 창원시와 수원시 수돗물 유충 역학조사와 함께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전국 485개 정수장 위생관리 특별점검을 실시한 결과를 지난 16일 공개했다.


환경부의 특별점검 결과 강원 영월군 쌍용정수장에서 정수처리가 끝난 물이 모이는 정수지에서 유충 1마리가 나왔다. 또 다른 26개 정수장에서는 수돗물 '원료'인 원수 11곳과 침전지·여과지·활성탄지 등 정수가 이뤄지는 15곳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환경부는 강원도 영월 쌍용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되자 정수지 물 유입부에 미세차단망을 설치하는 등 긴급조치에 나서 수돗물을 마셔야 하는 가정에 유충이 도달되지 않도록 조처했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쌍용정수장에서 공급된 가정의 수돗물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아 역학조사를 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다만 정수장 시설이 낡아 정수 과정에서 유충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충이 발견된 원수 대부분 수질이 1등급이었다"면서 원수가 더러워 유충이 나온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지난달 늦장 발표로 논란이 됐던 창원시의 수돗물 유충 원인은 역학조사 결과 정수장 관리 부실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수원 정수장도 마찬가지다. 


환경부 역학조사반이 창원 석동정수장에서 나온 유충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원수에서 나온 유충은 안개무늬날개깔따구와 국내에는 기록이 없는 종 등 2종이었고 정수 과정에서 나온 유충은 안개무늬날개깔따구와 노랑털깔따구 등 16종이며 정수장 주변 유충은 안개무늬날개깔따구와 노랑털깔다구 등 3종으로 파악됐다.


역학조사반은 정수장 주변에서 발견된 안개무늬날개깔따구가 원수부터 정수까지 전 과정에서 가장 많이 나온 점과 정수장 여과지와 활성탄지 등의 방충망이 촘촘하지 못한 점과 일부 파손된 점을 근거로 "방충설비가 미흡한 곳과 착수정과 침전지 등 개방된 곳으로 유충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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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환경부

유충이 정수과정에서 걸러지지 않고 가정에 공급된 수돗물에서까지 나온 이유는 석동정수장 오존발생기 3대 중 2대가 고장났거나 노후화로 인해 작동하지 않아 필요한 약품이 기준보다 적게 주입된 것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오존은 유충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환경부 역학조사반은 "석동정수장과 같은 물을 끌어다 쓰는 반송정수장에선 원수에서 유충이 나오지 않은 점 등을 미뤄보아 원수로 유입된 유충이 번식해 가정 수돗물에서 발견됐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수원시 광교정수장 활성탄지에서 발견된 유충은 방충설비 미비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됐다. 광교정수장은 팔당호와 광교저수지에서 물을 공급받는데 지난 6월 30일 폭우로 광교정수장에서 매우 탁한 물이 들어왔는데 이 역시 유충이 나온 원인으로 보여진다. 


수원 광교정수장 방충망은 유충을 막기엔 격자가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수장 건물이 밀폐되지 않아 유충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으며 무엇보다 오존발생기가 고장난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시와 수원시 수돗물 유충 원인은 지난 20년 7월 인천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정수장 관리 부실로 추정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20년 이상 돼 시설이 노후화된 정수장이 많다"라면서 "석동정수장과 광교정수장 시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조처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수장 시설이 노후화된 것을 알면서도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것에 대한 '관리부실'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집중호우로 원수가 혼탁해졌을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또 다시 정수시설의 노호화와 관리부실로 인해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는 세계 어느 나라도 유충을 먹는 물 수질감시항목이나 수질 기준에 포함한 나라는 없지만 유충을 먹는 물 수질감시항목에 지정해 매일 감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수돗물 유충 문제가 반복되자 환경부의 대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 건강과 직접 관련있는 '먹는 물' 관리는 관리부실과 같은 실수가 반복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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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정수장 27곳서 깔따구 유충 발견...노호화·관리부실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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