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충전 방식은 크게 고속충전 방식과 배터리를 통째로 교환하는 방식이 있다. 후자의 경우 지난 2013년 르노삼성자동차가 제주도에서 르노전기차 택시에 통째로 배터리를 교환하는 방식을 시범 운용했다.
당시 충전속도가 오래걸려 배터리를 통째로 교환하는 방식이 유리해 보였다. 또한 충전시설도 많지 않아 충전식 전기자동차 보급에는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배터리 교환 방식도 교환시설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시범운용은 지지부진했다. 이후 전기차 고속충전 속도가 단축되고 점차 배터리 용량 증가에 따른 주행거리가 연장되면서 고속충전소 추가가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충전소가 증가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전력 수요가 증가하다보니 송전망에 부하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첨단 기술 동향을 조사하는 럭스 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업계에서 배터리 교환방식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배터리 교환 방식은 10년 전 실패로 끝났지만, 최근 도심 택시용 전기차에 배터리 교환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교환과 고속충전의 비용 비교’라는 보고서에서 영국과 중국의 전기 택시용 배터리 교환 인프라 전개 비용을 분석하고, 고속충전의 대안으로서 배터리 교환이 어느 정도 경제성이 있는지를 다뤘다.
해당 보고서의 주요 관점은 배터리 교체 비용이다. 고속충전이나 배터리 교환 방식이 경제성을 유지하기 위해 극히 중요하다는 점이다. 고속충전은 충전 시간이 짧기 때문에 택시의 비가용 시간을 최소한으로 억제할 수 있다. 단, 배터리 열화 속도가 빨라진다. 고속충전에 의한 배터리 교체의 필요성을 고려하면 50kW 사양의 충전이 가장 저렴하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배터리 교환방식은 대형 차량에서 오히려 매력적이다. 중국의 경우에는 100대 정도의 소형 차량을 충전할 경우 배터리 교환방식이 가장 저렴하고 빠른 방법이다. 유럽의 경우 배터리 교환과 고속충전의 비용이 거의 같다.
중국은 배터리 교환방식이 보급화됐으며 이 분야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경제성 뿐만 아니라 환경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다. 배터리 교환 기술의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도 다수다. 다른 국가나 지역에 배터리 교환방식을 보급하려면 중국의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
럭스 리서치의 크리스토퍼 로빈슨 디렉터는 “배터리 교환법은 배터리를 신속하게 충전하는 대신 소모된 배터리를 충전한 배터리와 물리적으로 교체한다.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연장할 때 배터리 교환을 하면 고속충전에 의한 배터리 열화를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전력망에 대한 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어 고속충전 이용 시의 두 가지 주요 과제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속충전소는 10년에 걸쳐 설치돼 왔다. 한편 배터리 교환법은 과거 2년간 급증했으나 아직도 도입 초기 단계다. 배터리 교환 네트워크가 성장하면서 향후 비용 절감을 위한 새로운 사업 기회도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럭스 리서치의 전망과 달리 국내의 경우 전기차 확대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고속충전소 확대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4월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E-pit 충전소'를 공개했다. 'E-pit 충전소'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2곳에 각 6기씩 총 72기 설치됐으며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배터리 교환방식이 아닌 고속충전식으로 정한 이유는 점차 단축되는 고속충전 속도에 기술력과 자신감을 갖췄기 때문이다. 충전소 공개 당시 충전 시연에서 현대자동차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는 18분 이내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최대 80%까지 빠른 속도로 충전되며 초고속 충전 대중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국내에서 배터리 교환 방식은 앞서 언급했던 르노삼성자동차는 SM3 Z.E.를 통한 배터리 교환방식을 시범운용한 적이 있다. 2013년 당시 르노삼성은 한국 전기차 시장의 선구자였다. 지금에서야 중국에서 한창 시행하는 배터리 교환 시스템을 이미 5~6년 전에 도입해 운용했다.
당시 르노삼성은 전기차 민간보급을 실시하는 전국 16개 지자체에 전기차 전담 파일럿을 배치했다. 전기차 전문 A/S센터를 226개로 확대 구축하는 한편 배터리 교환 및 수리 센터를 제주도에 추가 설립하는 등 당시 다른 자동차 제조사보다 앞서 전기차 A/S 네트워크를 대폭 강화했다. SM3 Z.E.는 출시 당시 하나의 충전 소켓으로 완속과 급속 충전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춰 충전이 쉬웠을 뿐 아니라 유일하게 배터리 급속교환 시스템을 채용해 택시와 카쉐어링 서비스 등 전기차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성에서 배터리 교환식에 대한 한계에 부딛혔고 결국 르노삼성은 지난 2020년 12월말을 기점으로 SM3 Z.E.의 판매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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