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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꿍거얼 초원

홍산쥔마창에서 작은 길을 따라가면 몽골이 시작되는 고원이 나온다. 이 고원은 필자가 여행 다닌 중국의 경관 가운데 가장 편안했던 곳 가운데 하나다. 

 

산의 등성이를 지나가며 차를 어디에 세워도 아름다운 야생화의 천국이다. 중간 중간에는 여유로운 몽골인들의 가옥이 펼쳐져 있다. 

 

사진가들이 오면 수십 번을 세워 달라고 할 수 있는 곳이지만 우리는 그냥 바삐 길을 재촉했다.  그 길을 2시간쯤 달리면 꿍거얼 초원의 시작지인 커스커텅이 나온다. 

 

제법 규모가 있는 군 정도의 도시다. 그 도시에서 북으로 달리면 오른쪽에는 훈찬타커 사막이 있고, 그 오른쪽에는 꿍거얼 초원이 펼쳐진다.

 

훈찬타커는 가장 사막화가 빨리 진행되는 곳으로 과거 우리나라에 황사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최근 빈번히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곳이다. 듬성듬성 펼쳐지는 모래 등성이 사막화가 결코 멀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오른쪽은 초원이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그 중간을 가로지르는 양이나 말떼, 혹은 소떼들. 후허하오터에서 만나던 작은 초원이 아니라 대륙의 평온이 느껴지는 진짜 초원이다. 

 

더욱이 고도가 올라가면서 펼쳐지는 초원의 다양한 풍경은 일행들을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것 같다. 가끔씩 양떼에 눈을 돌릴 뿐 그들은 마치 샤먼이나 된 듯 자신을 초원에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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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오는 이동이 편리하도록 천이나 가죽, 나무로 만들어진다

 

꿍거얼 초원의 한가운데 바이인아오포(白音敖包)가 있다. 이곳은 파오로 만들어진 숙박 지역으로 뒤에는 세계에서도 드문 고산 삼나무 군락이 있다. 그 뒤로 가면 따싱안링(大興安嶺) 산맥이 펼쳐지는데, 이곳이 닥터 노먼 베쑨이 사망했던 곳이다. 

 

파오는 몽골의 전통 주택이다. 이동이 편리하도록 천이나 가죽, 나무로 만들어진다. 칭기즈칸은 이 편리한 주택과 멀리서도 눈에 띄는 아오포(敖包)를 바탕으로 유럽까지 자신의 손 안에 넣었다. 

 

초원의 아침은 역시 청신하다. 일찍 잠에서 깨어 세계에서도 드물게 초원지대에 형성됐다는 삼나무 군락을 살펴본다. 그 군락으로 가는 길에 타르코프스키의 〈희생〉에서 보이는 것처럼 쓸쓸히 죽어 있는 나무를 만난다. 자신의 뿌리에 있는 흙마저도 몰아가버린 바람의 비정 때문에 나무는 말라 죽었다. 

 

사실 우리들은 지금 소비라는 바람을 통해 지구의 뿌리마저 위협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 소비의 바람은 우리는 물론이고 이제 중국을 광풍처럼 휩쓸고 있다. 

 

꿍거얼에서 씨린하오터(錫林好特)로 가는 길목에 있는 타리후가 있다. 드넓은 초원, 또 1200m의 고도에 만들어진 호수의 모습은 잿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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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멍구 4대 호수 중 하나인 타리후

영(靈)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한 번쯤 들렀다 가고픈 곳 같다. 드물게 새들이 날아 멀리서 온 객을 맞아준다. 새들의 낙원(百鳥樂園)은 40㎡의 드넓은 호수에 백조를 비롯해  홍학, 회학, 큰 기러기 등이 노니는 곳이고, 그 신령함 때문에 매년 4월 18일에는 용왕에게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네이멍구 4대 호수가운데 하나이자, 지앙시 포양후, 바인부르커후와 더불어 중국 3대 백조 호수로 꼽힌다. 호수 입구에는 휴양촌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을 통해 주변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몽골족은 유목 민족이다. 유랑 생활을 하기 때문에 고대의 몽골족은 집을 짓고 허무는 것을 편리하게 하기 위하여 이동할 수 있는 집을 발명했는데, 이를 ‘멍구파오’라고 한다. ‘파오’(包)는 만족어에서 온 것이고, ‘집’이라는 뜻이다.


나따무는 몽골어로 ‘오락’ 혹은 ‘유희’라는 뜻이다. 이것은 몽골족들의 성대한 전통 명절인데, 일반적으로 7∼8월 사이에 진행된다. 그날은 유목민이 전통 의상을 입고 말 혹은 차를 타고 사면팔방에서 모여든다. 


씨름은 유목민이 가장 즐기는 체육 항목 중의 하나이다. 몽골식의 씨름은 연령과 체중을 가리지 않는다. 시합이 시작되면 씨름 선수들은 웅장한 도전 음악 소리 속에서 씩씩하게 나선다. 선수가 등장해서 서로 싸우다가 무릎이 땅에 닿은 사람이 패한 것이다. 

 

활쏘기도 몽골족이 즐기는 체육 항목 중의 하나이다. 찡써(靜射)와 치써(騎射) 두 가지로 나누는데, 찡써는 땅에서 쏘는 것이고 치써는 말을 타고 달리면서 쏘는 것이다.

 

마토우진(馬頭琴)은 몽골족의 수많은 악기 중 가장 민족 특색이 풍부한 악기로, 말의 머리처럼 생겼다. 그래서 ‘마토우진’이란 이름을 가졌다고 한다. 마토우진의 선율은 은은하고 음색은 넓고 아름다워 초원의 은은함과 어우러짐이 있다.

 

글 사진= 조창완 여행 작가/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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꿍거얼 초원-야생화 천국에서 새의 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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