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옌지는 조선 자치주의 중심 도시다. 사실 200만으로 우리나라 면적에 달하는 거대한 자치주를 가지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조선족 자치주는 만들어졌다. 

11111111111111111.jpg
일송정

 자치주가 가능하게 했던 곳은 지린성 항일 희생자의 80%에 달하는 이가 조선족 동포일 만큼 적극 투쟁한 힘과 주덕해(朱德海, 1911~ 1972)라는 한 인물이 있기에 가능했다. 

 

주덕해는 항일 운동을 하다가 러시아 유학을 마치고 온 후 중국 혁명에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그는 마오나 저우언라이 등과도 깊은 친분이 있었는데 그들을 설득해 자치주를 만들어냈다. 

 

그는 옌변대학의 창립에 주도하고 연변가무단을 만드는 등 교육과 예술에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문화대혁명 당시 핍박을 받다가 죽었지만 그의 노고는 지금도 옌변대학의 뒷산에 있는 기념비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사실 이 지역에서 우리 민족의 자취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고구려는 물론이고 고구려의 후신인 발해가 옌지와 그 북쪽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1111111111111111.jpg

1880년경 한국인이 우물을 처음 발견하였다는 롱징 기원(起源) 우물

 

옌지는 한국인 여행객이나 한국에 간 이들이 보내는 송금으로 인해 가장 번화한 여행도시가 됐고, 최근에는 중국인들도 밀려오는 곳이다. 

 

옌지 자체는 여행지가 많지 않지만 서시장 등의 상가는 하루쯤 투자해 돌아봐도 아깝지 않다. 옌지 인근에 가장 대표적인 곳은 롱징(龍井 용정)이다. 

 

롱징은 윤동주 시인의 유적은 물론이고 독립운동의 현장, 또 중국 내 조선족 동포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곳이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3·13만세운동의 현장(용정중앙소학교)을 비롯하여 1880년경 한국인이 우물을 처음 발견하였다는 롱징 기원(起源) 우물이 있다. 윤동주가 다녔던 대성중학도 이곳에 있다. 


두만강의 지류인 해란강(海蘭江)이 시내를 가로질러 흐른다. 이 강은 가곡 ‘선구자’에 나오는 그 강이다. 해란강과 더불어 비암산의 일송정(一松亭)은 그 노래에 대한 감상을 더한다. 3·13 반일의사의 묘지, 시인 윤동주의 묘, 한왕산고성(汗王山古城) 유적 등이 있다. 

111111111111111111.jpg
두만강의 지류인 해란강(海蘭江)이 시내를 가로질러 흐른다.

 

 

옌지에서 동으로 한 시간 거리인 투먼(圖們 도문)은 두만강을 놓고, 북한과 접경한 지역으로, 창춘은 물론 헤이롱지앙의 도시인 무단지앙(牧丹江)에서 운행하는 열차의 종점인 도시다. 북한과 다리가 연결되어 있는 곳 가운데 하나고, 현재도 이 다리를 통해 북한과 중국간의 물자 등이 오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옌지에서 왕청 汪淸을 거쳐 북쪽으로 가거나 둔화(敦化)에서 새로 난 길로 무단지앙(牧丹江)시 방향으로 150km쯤 가다 보면 동징청(東京城)이 나온다. 투먼에서 무단지앙 시로 가다 보면 둥징청 역을 경유하는데 바로 그 역 부근이 고구려의 후손들의 주도로 세워졌다가 멸망한 발해의 도읍터다. 

 

정확히 하면 헤이롱지앙성(黑龍江省) 닝안현(寧安縣])의 남쪽 36㎞ 지점에 있는 발해(渤海)의 상경용천부지(上京龍泉府址). 1933∼1934년 동아고고학(東亞考古學)의 발굴 조사로 그 전모가 밝혀진 이곳은 외성의 벽은 토성(土城)으로 동벽 3211m, 서벽 3333m, 남벽 4455m, 북벽 4502m 규모의 직사각형 모양이다. 

이 성은 발해의 제3대 문왕(文王)이 당나라의 장안성(長安城)을 약 8분의 1로 줄여서 모방 축조한 것이다. 내성은 황성에 걸맞은 관아 구역이고, 내내성은 궁성에 대응하는 왕궁의 부분이다. 

1111111111111111111.jpg
윤동주가 다녔던 대성중학

 내성의 남쪽 중앙에서 주작문(朱雀門)에 해당하는 문지(門址)가 발굴되었고, 여기에서 외성 남쪽 중앙으로 주작대로(朱雀大路)가 뻗어 있다. 내내성에서는 6개의 궁전지(宮殿址)와 회랑지(回廊址)가 발굴되었고, 여기에서 돌로 만든 사자머리·녹유주좌(綠釉柱座)·녹유의 각종 기와·당초(唐草) 무늬의 벽돌 등이 출토되었다. 


또한 외성의 중앙 남문 근처에서 4개의 사원지(寺院址)가 발견되었고, 찰흙으로 만든 부처, 벽화 조각, 쇠로 만든 부처 등이 출토되었으며, 지상 유물로는 높이가 6m나 되는 용암제(熔岩製)의 석등(石燈)이 있다. 이 유물들은 우리들에게 독특한 느낌을 갖게 한다. 

 

백두산 여행을 떠날 경우 틈을 내어 이곳과 가까운 아름다운 호수 징버후(鏡泊湖)를 들러볼 만하다. 징버후는 무단지앙에서 100㎞ 떨어져 있으며, 중국에서 제일 크고 유명한 화산 호수다. 이 호수는 약 1만 년 전 화산이 폭발할 때 무단지앙의 일부분과 양쪽 용암이 합쳐진 것이다. 호수 주위에는 여기저기 화산이 폭발한 후에 남은 흔적을 볼 수 있다.  

 

글 사진= 조창완 여행 작가/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옌지-발해 유적에서 한민족을 만나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