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4(화)
 


지난 5월 차량용 블랙박스를 구입해 자신의 산타페 차량에 장착하고 다니던 김현규씨(38, 인테리어업)는 며칠 전 블랙박스 메모리카드에 저장된 영상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메모리카드에 저장된 가장 최근 영상이 20여 일이 훨씬 지난 것이었기 때문이다. 매일 같이 출퇴근 운전을 하는 김씨는 24시간 차량용 블랙박스를 켜놓고 있기 때문에 블랙박스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블랙박스에 최종적으로 운행을 했던 바로 전날의 영상기록이 있어야 했는데, 20여 일 전의 영상이 남아있으니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부랴부랴 블랙박스를 구입한 업체를 찾아 A/S를 요청했다. 블랙박스를 점검한 업체에서 김씨는 메모리카드의 수명이 다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메모리카드에도 수명이 있다는 소리를 처음 들은 김씨는 갸우뚱했지만 메모리카드를 교체한 후 블랙박스에 예전처럼 주행영상이 제대로 저장되는 것을 확인했다.:NAMESPACE PREFIX = O />

 
차량용 블랙박스 누적 보급대수 2백만 대 돌파

운전자들의 필수품이 된 차량용 블랙박스.

차량용 블랙박스는 ‘차량영상주행기록기’라고도 한다. 상시 녹화 기능을 갖춘 비디오 카메라가 차량 주변을 동영상으로 기록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활용하고 있다.

블랙박스의 대중화와 함께 블랙박스의 오작동으로 사고순간을 녹화하지 못해 억울한 피해를 당하는 사례 또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주차 뺑소니 사고가 났지만 영상이 없어 보상을 못 받게 되는 경우, 100% 상대편 과실의 접촉사고에서 녹화영상이 없어 과실을 서로 부담해야 하는 경우 등등 실생활에서 수많은 피해 상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2012년 현재 누적 보급대수 2백만 대를 돌파할 만큼 빠른 속도로 블랙박스가 대중화 되면서 블랙박스 오작동으로 인한 피해사례도 따라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소비자들의 블랙박스 관련 불만 사례만도 2008 11, 2010 640건에서 2011 1,100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수명 다한 메모리카드에 영상이 저장 안 되는 경우 많아

이러한 블랙박스 오작동의 원인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업체들이 만들어낸 불량 블랙박스를 우선적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블랙박스가 영상을 못 담는 오작동은 고가 제품에서도 종종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 반드시 메모리카드를 확인해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블랙박스는 크게 두 가지 기능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상을 기록하는 카메라와 그 정보를 저장하는 본체로 나뉘며 카메라 수에 따라 1채널, 2채널, 4채널로 구분한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블랙박스의 카메라 기능과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카드를 반드시 점검할 것을 강조한다.

블랙박스에는 메모리카드가 들어있고, 여기에 블랙박스가 촬영한 영상이 저장된다. 메모리카드가 수명을 다했을 경우 블랙박스의 카메라가 정상적으로 작동해도 촬영된 영상이 메모리카드에 기록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메모리카드도 수명이 있다?

차량용 블랙박스를 장착한 운전자들에게 “메모리카드에 수명이 있는 것 아세요?”라고 물으면 대다수의 운전자들은 금시초문이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정보를 읽고 쓰는 메모리카드도 분명히 일정 기간의 수명이 있다. 메모리카드의 수명은 메모리카드에 데이터를 읽고 쓰는 횟수에 달렸다. 메모리카드에 정보를 읽고 쓰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수명은 짧아진다.

차량용 블랙박스는 카메라가 24시간 작동하며 영상기록을 메모리카드에 저장하는데 메모리카드가 영상정보로 꽉 차면 오래된 기록부터 지우면서 새로운 영상정보를 덧씌우게 된다.
 
예를 들어 TLC방식의 8기가 메모리칩은 최대 500번의 정보 읽기/쓰기가 가능하고, MLC방식의 8기가 메모리칩은 최대10,000번까지 읽기/쓰기가 가능하다. 이를 시간으로 계산하면 TLC방식 메모리칩은 블랙박스의 24시간 상시 녹화를 기준으로 수명이 최대 45, MLC방식의 메모리칩은 수명이 최대 3년에 달한다.

TLC방식 메모리칩의 경우, 최대 500백 번의 읽기/쓰기 횟수를 넘어서면 그때부터 메모리카드의 기록저장 성능은 ‘비신뢰 구간’에 떨어지면서 블랙박스 영상이 100% 녹화된다는 보장을 할 수 없게 된다.

비신뢰 구간이란 쉽게 말해 메모리로서의 기능을 100%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이다. 비신뢰 구간에서는 블랙박스의 카메라가 작동을 해도 촬영된 영상이 메모리카드에 저장이 안될 확률이 높다.

 
TLC방식 최대 500번 읽기/쓰기, MLC방식 최대 10,000번 읽기/쓰기

블랙박스, 카메라, 스마트폰 등 휴대용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메모리칩은 낸드 플래시 메모리(NAND flash memory), 줄여서 플래시 메모리라고 한다.

플래시 메모리는 정보저장방식에 따라 현재까지 SLC(Single Level Cell), MLC(Multi Level Cell), TLC(Triple Level Cell) 세 종류가 있다. 메모리카드는 수많은 메모리 셀(cell)로 구성되어 있고 하나의 셀에 1비트 정보만 저장하는 게 SLC방식, 하나의 셀에 2비트 정보를 저장하는 게 MLC방식, 하나의 셀에 3비트 저장하는 게 TLC방식이다.

 
메모리 카드의 종류 및 종류별 사용수명 ( 출처: 위키피디아 “Flash Memory )

NAND 메모리 종류

SLC
(Single Level Cell)

MLC
(Multi Level Cell)

TLC
(Triple Level Cell)

메모리 정보저장방식

한 개 셀에 1bit 저장

한 개 셀에 2bit 저장

한 개 셀에 3bit 저장

메모리 수명 (읽기/쓰기)

10만 번

5 ~ 1만 번

100 ~ 500

제조비용

고가

중고가

저가

 
정보기록의 안정성, 신뢰성, 속도, 수명 등의 평가에서 가장 좋은 것은 셀 하나에 1비트 정보를 저장하는 SLC방식이다. 상대적으로 정보를 읽고 쓰는 속도가 빠르며 수명이 오래간다. 하지만 SLC방식은 생산단가가 비싸 현재 휴대용 메모리카드용으로는 생산되고 있지 않다.

MLC방식의 메모리카드는 현재 렉사(Lexar), 삼성 등 일부 제조사에서 생산하고 있다. 렉사의 경우 블랙박스용으로 쓰이는 마이크로SD 카드는 모두 MLC방식으로 생산된다. MLC방식의 메모리카드는 5천에서 1만 번의 정보 읽기/쓰기가 가능하다. SLC방식보다는 정보처리 속도가 늦고 수명도 짧지만 TLC방식보다는 훨씬 우수하다.

TLC방식은 생산단가가 상대적으로 가장 싸다. 샌디스크(Sandisk), 트랜센드(Transcend), 삼성 등에서 휴대용 메모리카드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해 USB스틱과 같이 간단한 정보의 저장과 휴대에 많이 사용된다.

TLC방식의 단점은 메모리카드에 읽기/쓰기를 최대 500번 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5천에서 1만 번의 정보 읽기/쓰기가 가능한 MLC방식 메모리카드에 비해 수명이 최소 10배에서 최대 20배 차이가 날 수 있다. 또한 한 셀에 3비트 정보를 입력하기에 속도도 느리고 열이 발생한다. 최근 들어서는 여타 방식의 플래시 메모리 생산비용이 낮아지면서 가격적으로도 경쟁력이 그렇게 크지 않다.

 
TLC방식 메모리카드 수명 45, 이후 ‘비신뢰 구간’에 떨어져

아래 표는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MLC방식 메모리카드와 TLC방식 메모리카드를 자동차 블랙박스에 장착해 측정한 메모리카드 수명이다. 메모리카드의 방식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 블랙박스에 사용 시의 메모리 수명
1080p Full-HD 30fps 7.9Mbps 기준

 용량

 수명

일일차량운행  9시간 기준

24시간     상시 녹화 시

8G 마이크로SD카드

MLC 메모리

3.5 ~ 7

1.5 ~ 3

TLC 메모리

25 ~ 4개월

11~ 45

 
MLC방식과 TLC방식 메모리칩의 제조원가는 약 30% 정도 차이가 있다. TLC방식메모리칩이 싸다. 하지만 메모리칩을 사용한 완제품 메모리카드 소비자가격은 두 방식이 약 5%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며, 일부 사양의 제품은 판매가격에서 차이가 없다. 예를 들어 렉사의 MLC방식 16기가 마이크로SD카드와 샌디스크의 TLC방식 16기가 마이크로SD카드는 하이마트에서 같은 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차량용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블랙박스는 예측할 수 없는 결정적 순간을 ‘감시’하고 ‘기록’하는 장치다.

하루 24시간 365일 작동하며 매 순간순간의 차량운행정보를 기록 저장하는 블랙박스는 당연히 신뢰 있는 제품을 사용하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며, 필요에 따라 A/S를 받는 게 필수다. 블랙박스 카메라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촬영각도는 잘 맞춰져 있는지, 뺑소니 번호판을 식별할 수 있을 만큼 화질이 만족스러운지 등을 확인해준다.

여기에 덧붙여 영상기록이 메모리카드에 제대로 저장되고 있는지 규칙적으로 확인해준다. 메모리카드 수명이 지나면 블랙박스 카메라가 작동을 해도 촬영 영상이 저장이 안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 때는 새롭게 메모리카드를 교체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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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다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영상저장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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