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6-28(화)
 

지난달 말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스타벅스 종이빨대에서 휘발유 냄새가 난다는 주장이 잇따르자 스타벅스코리아가 해당 빨대를 전량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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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종이빨대. 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코리아는 종이빨대를 공급하는 업체 3곳 중 1곳이 특정한 시기에 제조한 빨대에서 '냄새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스타벅스 측은 문제의 원인을 제조사로 넘겼다. 종이빨대를 사용할 경우 흐물거리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종이 빨대의 강도를 높이려고 제조 과정에서 코팅액의 배합 비율을 조정하다가 발생한 문제라고 스타벅스 측은 설명했다. 

 

코팅액을 추가로 더 넣었을 경우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느냐는 질문에 스타벅스 측은 &#종이 빨대 성분은 인체에 무해하며 범용적으로 식품 용기에 사용되는 것으로 공인 검사기관의 검사를 거쳐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휘발유 냄새가 나더라도 인체에는 무해하다는 설명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종이빨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타벅스는 신세계그룹의 계열사다. 일부 누리꾼들은 신세계의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도 종이빨대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왜 고객에게만 흐물거리는 종이빨대 사용을 강요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종이빨대는 음료 취식 도중 쉽게 흐물거리는 현상이 나타나 종이 냄새가 난다는 후기도 상당하다. 


종이빨대는 종이로 만든다. 종이는 결국 벌목을 해야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벌목을 '친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나? 종이빨대 자체가 친환경이지 않다는 비판도 일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종이 빨대를 사용한다는 스타벅스의 친환경 정책이 겉으로만 친환경을 내세우는 '그린워싱' 사례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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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장을 방문해 음료를 주문하면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그란데 사이즈의 다회용 컵에 음료를 제공하는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는 지난해에도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취지에서 다회용(리유저블) 컵을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다회용컵 역시 몇 번 사용하지 못하고 버려야 하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실상 새로운 플라스틱 쓰레기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가 겉으로는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캠페인처럼 보이지만, 환경단체들은 '그린워싱'(Green Washing·위장 환경주의)의 전형적인 예라고 꼬집었다. 


스타벅스는 다른 커피전문점과 달리 커피 음료를 기다리는 고객에게 진동벨을 주지 않는다. 주문번호를 부르거나 회원별명을 호명한다. 모바일앱으로 주문하는 '사이렌오더'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고객들은 원하지 않아도 종이영수증을 받아야 한다. 스타벅스 이용자 중 종이영수증을 원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결국 진동벨을 이용하지 않기 위해 종이영수증을 택한 스타벅스의 운영방식은 '친환경'적이지 않다.


스타벅스 경영진은 종이빨대, 종이영수증을 사용하는 것이 친환경적이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인쇄용지 1kg 당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1.37CO2e이고 영수증 한 장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1.29g에 해당한다. 기후행동변화연구소는 스타벅스 영수증으로 발생하는 1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82톤 510kg에 달한다고 조사했다.


그린워싱이란 기업이나 단체에서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허위•과장 광고나 선전, 홍보수단 등을 이용해 친환경적인 모습으로 포장하는 '위장환경주의' 또는 '친환경 위장술'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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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최근 ESG경영이 기업의 주요 가치로 대두되면서 기업들이 친환경을 위장하여 거짓으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사례도 늘어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자연에서 100% 생분해돼 수질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는 주방세제 광고는 대표적인 부당 광고 사례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세척력에 필요한 주요 성분인 계면활성제는 수질 오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생분해도가 높아 수질 오염 저감에 기여한다'는 식의 문구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과장광고 사례에 해당하는 그린워싱이다.


국내 한 백화점의 세탁 세제 리필 서비스는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일 수 있었지만, 실제로 리필제품을 뉴질랜드에서 수입하는 과정에서 배나 비행기로 운송하면서 생기는 탄소 배출은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한 화장품 회사가 지난해 내놓은 ‘페이퍼’ 용기는 종이로 만들어진 겉면을 벗겨내면 그 안에 플라스틱 용기가 숨어있었다. 회사 측은 “종이를 써서 기존 용기보다 플라스틱 사용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했지만 소비자들은 “‘종이병’이란 모호한 콘셉트로 구매자를 호도했다”고 지적했다.

 

다국적기업 네슬레의 캡슐커피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연간 8t에 달하는 알루미늄 용기를 사용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알루미늄을 위해 여러가지 재활용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홍보해왔다. 네슬레는 지난해까지 알루미늄 용기의 재활용률을 10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재활용률은 29%에 그쳤다. 코카콜라도 2008년에 2015년까지 용기의 25%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겠다고 했지만 2019년까지 그 비율은 9%밖에 안됐다.

 

동물 복지·친환경 계란으로 유명한 미국 기업 바이털 팜은 지난달 20일 소비자들에게 집단소송을 당했다. 이 회사는 닭을 학대하지 않고 키워서 낳은 계란을 판다고 해서 큰 인기를 끌었고 지난해 8월 상장까지 했다. 당시 기업 가치는 13억달러(약 1조4400억원). 바이털 팜을 고소한 소비자들은 “바이털 팜이 닭에게 사료가 아닌 풀을 먹인다는 점 빼고는 공장형 양계장과 다를 바가 없다는 자료가 나왔다”며 “알을 낳지 않는 수탉은 도살하고 좁은 양계장에서 닭들이 서로 쪼지 못하도록 부리를 깎아냈다”고 주장했다. 친환경 계란으로 홍보해서 일반 계란보다 훨씬 비싸게 팔고 사업을 확장해 소비자와 투자자를 기만했다는 것이다.


그린워싱 사례는 제조사와 서비스 업종을 넘어 금융업계에서도 나타났다. DWS(Deutsche Bank 계열 운용사)는 전체 운용자산의 50%가 ESG 관련 자산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상은 기준에 부적합한 펀드를 ESG 상품으로 분류하여 ESG 투자규모를 허위로 공시했다. 

 

Vanguard는 ESG 수익률 제고를 위해 구글, 애플 등에 투자하면서 테크핀 ETF를 ESG로 명칭만 변경해 비판을 받았다. Franklin Templeton은 ESG와 무관한 기업에 투자하거나 투자대상 기업에 대한 ESG 경영촉구 행동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HSBC와 JPMorgan Chases는 ESG 경영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화석연료 기업의 주요 자금공급처 역할을 해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10년 캐나다의 친환경 컨설팅 기업인 테라초이스(TerraChoicr)는 ‘그린워싱의 7가지 죄악’(Seven Sins of Greenwashing)이라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7가지 기준으로는 친환경적인 특정 속성만 강조해 다른 속성의 영향은 감추는 상충효과 감추기 (Hidden Trade-Off) 행위, 근거도 없이 친환경이라고 주장하는 증거 불충분(No Proof), 광범위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는 애매모호한 주장(Vagueness), 친환경과 무관한데 용기가 재활용된다는 이유로 친환경 제품이라고 표기하는 관련성 없는 주장(Irrelevance), 환경적이지 않은데도 다른 제품보다 낫다는 이유로 친환경이라고 주장하는 유해상품 정당화 (Lesser of Two Evils) , 거짓을 광고하는 거짓말 (Fibbing), 인증받은 것처럼 위장한 부적절한 인증라벨 (Worshiping False Labels) 등이 있다. 


기업들이 그린워싱을 시도하는 이유는 그린 또는 ESG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평가기준 및 규제가 미비한 점을 악용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기성과에 급급하다보니 눈 앞에 이익만 추구하다가 결국 더 큰 낭패를 볼 수 밖에 없다. 기업들이 '그린워싱'의 유혹을 넘어 진정한 친환경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진정성있는 투자와 경영마인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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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 논란에 선 '스타벅스'...'리유저블컵'이어 '종이빨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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