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 것은 봄철 황사, 그리고 중국발 미세먼지가 하늘을 가리면서부터 아닐까.
황사용 마스크, 초미세먼지용 마스크 등 기능까지 구별해서 다양하게 사용하다 보니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현 시점에 '메이드인 코리아'는 글로벌 인기 상품이 됐다.
일본은 국내보다 황사나 미세먼지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 하지만, 일본인은 마스크를 자주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이상할만큼 마스크를 쓴 모습을 자주 볼 수가 있는데 일본의 한 방송사 조사(2018년)에 의하면 겨울에 4%가 넘는 사람들이 평소에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고 나타났다.
왜 일본인은 마스크를 애용할까?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마스크 착용을 장려한 것은 1918년 스페인 독감이 유행했을 때다.
일본은 태평양전쟁을 치르면서 나무를 마구잡이식으로 베었다고 한다. 심지어 우리나라 나무까지 벌목해 훔쳐갔다.
태평양전쟁이 끝난 뒤 황폐해진 민둥산을 복구하기 위해 대규모 조림사업을 시작했는데 당시 빨리 자라고 비용이 저렴한 삼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일본 전역에서 자란 수많은 삼나무는 봄이 되면 '삼나무 꽃가루'를 뿌린다. 삼나무 꽃가루는 비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져있다. '가훈쇼'라고 불리는 화분증(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봄이 오면 일본인은 마스크를 많이 쓴다.
최근 들어 일본인은 봄철뿐만 아니라 가을, 겨울에도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성인, 주부, 사무직 근로자까지 다양하게 쓰고 다닌다. 이런 현상을 ‘다테마스크’라고 부른다. 다테(伊達)는 ‘겉멋, 멋부린다’라는 의미로 다테마스크는 멋부리기 위해서 쓰는 마스크라는 뜻이다. '허세마스크'인 셈이다.
일본 마스크는 문구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까지 다양한 디자인이 새겨져 있다. 마스크에 따라 눈이 커 보이거나 얼굴이 작아 보여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된다.
한때 일본 고교생 사이에서 유행했던 ‘갸루패션’의 완성은 턱에 걸친 마스크였다. 마스크를 쓴 남녀가 단체 소개팅을 하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인이 마스크를 쓰는 이유가 단순히 멋을 부리는 것보다는 세상과 차단하고픈 심리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설문조사 결과 ‘얼굴을 가렸을 때 마음이 편하다’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는데 이는 숨기고 싶은 현대인들의 자기 방어심리나 은폐, 기피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심지어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다테마스크 의존증 환자’도 있다. 집 안에 틀어박힌 채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는 단카이세대의 ‘히키코모리’는 일본 사회의 또 다른 단면이다.

이호준 문화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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