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1-12(화)
 

주택을 잘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택의 이름을 잘 짓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상위 1%를 지향하는 고급 주택들의 작명법에 ‘번지수' 넣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또한 일부 고급 아파트는 수요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일종의 '부캐릭터'를 연상케 하는 펫네임(Pet Name)을 내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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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129'는 청담동 129 번짓수를 건물 이름에 사용했다. 사진출처= PH129 누리집

 

최근 가장 비싼 공동주택 1위로 화제가 된 서울 강남구 청담동 PH129의 경우는 번지수를 적용한 대표적인 곳이다. 이곳은 전용면적 407㎡의 올해 공시가격은 163억2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원래 ‘더펜트하우스 청담’이라는 명칭이었지만 옛 주소인 청담동 129번지에 지어진 펜트하우스(PH)라는 뜻을 담아 'PH129'로 이름을 바꿨다. 이곳에는 장동권 고소영 부부, 박인비 선수 등 유명인이 거주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인근 ‘효성빌라 청담 101’도 청담동 101번지를 단지명에 녹였다. 올해 전용면적 247㎡ 공시지가는 70억6400만원으로 전국 3위를 기록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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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빌라 청담 101’ 사진출처=청담 101 누리집


초고가 주택에서 빠지지 않는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도 마찬가지다. 한남대로 91번지에 자리해 ‘나인원’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최근 방탄소년단(BTS) 멤버 RM과 지민이 각각 63억6000만원, 59억원에 현금 거래해 유명세를 탔다. 이처럼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고가 주택 단지명에 세부 주소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입지가 좋다면 이름에 동(洞)을 넣는 경우 게 보편적이지만, ‘번지수’, ‘도로명주소’를 넣어 부촌에서도 남다른 곳임을 콕 집어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타 지역사람들이 볼 때는 무슨 숫자인지 파악이 어려운 번지수를 주택명에 넣었다는 것은 부촌에서도 최상급지라는 자부심의 표현”이라며 “일부 최고급 주택만의 숫자 마케팅인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분양시장에선 단지 콘셉트에 맞는 외국어를 차용해 펫네임을 짓는 일이 흔해졌다. 펫네임이란 상품의 대외적 명칭으로, 소비자에게 상품을 쉽게 각인시키고 상품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이른바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LG전자의 ‘오브제’처럼 전자제품 분야에서 주로 사용하는 펫네임을 주택에 적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펫네임은 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아델리체’ '원베일리' ' 퍼스티어' '피에르테' 펜트라우스' 등의 외국어나 합성어를 사용한다. 

 

이같은 주택 '펫네임'에 대해 최은영(47)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단지가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것을 예상해 고급스러운 펫네임을 쓰면 수요자들이 자연스럽게 아파트를 고급스럽 인식하게 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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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작명법, ‘번지수 넣기’ vs. '펫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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