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자산 기준 16위 규모인 실리콘밸리은행(SVB·Silicon Valley Bank)이 지난 10일 파산했다.
미국 내 자산 기준 16위 규모(총자산 2090억 달러)이자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대표 은행으로 불리던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 발생한 지 약 2일 만인 파산한 점은 더 충격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본사를 둔 SVB는 1983년 설립된 스타트업 전문 은행으로, 캘리포니아주·매사추세츠주 등에 총 17개 지점을 운영해왔다. 2022년 말 총자산이 2090억 달러로 미국 내 자산 기준 16위 규모로, 특히 미국 테크·헬스케어 벤처 기업의 약 44%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SVB 파산은 2008년 워싱턴뮤추얼 붕괴에 이어 미 역사상 두번째로 큰 규모로 글로벌 금융위기 촉발 우려를 높였다.
국내에는 SVB 지점은 없으나 국민연금이 상당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2022년 말 기준으로 이 은행 주식 10만 795주(294억 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VB 파산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도 흔들렸다. 특히 국내 인터넷 은행을 중심으로 고객 자금이 이탈할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1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점검 결과 인터넷은행의 경우 1인당 평균 예금액은 200만원대로 뱅크런 우려가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 분석에 따르면 예금자보호한도가 5천만원인 데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자금조달이 소액 또는 소매자금으로 이뤄져 단기간 내 자금 이탈 가능성이 크지 않다.
SVB가 자금 위기에 직면한 지 36시간 만에 파산한 이유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은행 거래를 하면서 예금 인출이 쉬워졌기 때문이라는 일명 '스마트폰 뱅크런(현금 대량 인출 사태)'이 제기됐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인터넷은행은 안전하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SVB 사태로 국내 인터넷은행의 고객 자금 유출을 일부 우려하기도 했는데 고객 평균 예금이 소액인 데다 SVB와 달리 소매 자금으로 이뤄지는 등 구조가 전혀 달라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는 저축은행과 카드회사, 캐피탈 또한 여신 위주의 자금을 운용하고 최근 자금 조달 여건이 호전되면서 유동성이 안정적인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은 177.1%며 카드회사는 358.4%, 캐피탈은 202.3%다.
보험회사의 경우는 국공채 보유 규모가 크지만 자산부채 만기 구조를 매칭해 관리하고 보험 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으로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이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금감원은 평가했다.
증권회사의 경우도 유동성 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상황이다. 국내 은행은 예대 업무가 위주로, 유가증권 비중이 총자산의 18%에 불과하며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모든 은행이 100%를 넘어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은행의 외화 LCR도 지난 10일 기준 143.7%로, SVB 사태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것으로 금감원은 평가했다.
또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SVB에 대한 주식 투자 등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이나 보험회사 등 해외에 투자하는 국내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봤는데 SVB에 대한 주식 투자가 없는 등 직접적인 익스포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간접적인 펀드에 들어 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는데 이 또한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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