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최대의 양극재 생산기업답게 증시에서도 연일 신고가 행진을 거듭한 에코프로그룹이 괄목성장한 기업의 위상만큼 창업주의 구속 사태 이후 뼈아픈 성장통을 겪고 있다.
최근 에코프로의 창립 이래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이동채 전 회장의 법정구속으로 인한 리더십의 부재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35억원이 선고된 이후 지난 5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과 벌금 35억원의 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 전 회장은 자사 중장기 공급계약 정보가 공시되기 전에 자녀들 명의의 차명 증권계좌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매수한 뒤 되팔아 11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다. 이 전 회장 외에도 같은 혐의를 받는 본사와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 5명도 재판을 받고 있다.
법원의 최종 판단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10분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당연히 18일 대법원의 판단이 에코프로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재판 결과와 별개로 이 전 회장에게 유리하게 나오더라도 CEO리스크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전 회장과 가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기업 이룸티엔씨가 에코프로비엠에 지급해야 할 신주인수권 대금 2천140억원의 지급이 2년째 미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뉴스포레 등 언론 보도를 종합한 결과, 이룸티엔씨는 신주인수권을 둘러싼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지난 2016년 6월 에코프로비엠 설립 이후 비엠홀딩, 에코프로이노 등을 거쳐 4천871억원에 이르는 신주인수권과 보통주를 매입했다.
이 거래는 이룸티엔씨와 에코프로비엠 간에 현금이 오가지는 않은 외상거래 방식으로 대금 결제가 이뤄져 회계 상으로 '채무 미지급금'으로 처리됐다.
하지만 이룸티엔씨는 2021년 12월 에코프로비엠의 2대 주주가 됐으며 장내매도를 통해 100억여원의 차익도 올렸다. 전체 미지급금 가운데 2천747억원은 지난해 상환됐지만 나머지 2천124억원이 2년째 미변제 상태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전 회장의 배임 혐의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논란의 요지는 이룸티엔씨가 현금을 지불하지 않고 유력한 상장기업의 지배력 확보는 물론 현금 차익 등 실제 이익을 얻고도 빚을 갚지 않아 회사와 주주에게 직·간접적 피해를 주고 부당이익을 취했다는 것.
이에 대한 위법성 여부 판단은 엇갈리고 있다. '계열사 간 신주인수권이나 주식을 대가 없이 거래한 것은 부당이익 제공 여지가 있다. 주주 입장에서 회사의 것을 부당하게 가져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증권 거래에서 대금을 미지급했어도 회계 처리만 잘 했다면 회계처리기준 위반은 아닐 것' 등의 의견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구속된 이동채 전 회장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초 급성장 신화를 일군 대기업 창업주의 기업가정 신이 최근 여론의 도마에 다시 오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가족회사가 개입된 2천억원대 배임 논란이 시민단체의 공익고발과 검찰 수사 등 또 다른 파장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28일 에코프로의 입장을 듣기 위해 관련 담당자와의 전화통화를 수차례 시도했지만 전화연결이 원활치 않았다. 본지는 보도이후라도 에코프로가 입장을 보내오면 충분한 반론권을 보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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